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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주충장로점 등록일 조회수
제목 구찌…20년만에 최고 전성기 2018-02-26 497
루이비통도 멀찌감치 따돌린 구찌…20년만에 최고 전성기

밀레니얼 세대 입맛 저격한 디자인·마케팅…케어링그룹 주가 1년새 3.7배↑ LVMH 60% 앞서


2015년 1월. 무명의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가 술렁였다. 쟁쟁한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랐는데 특별히 두각을 나타낸 적 한 번 없이 구찌에서 10여 년 일한 디자이너가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

같은 해 CEO(최고경영자)로 부임한 마르코 비자니가 미켈레에게 커피 한 잔만 하자고 했다. 회사를 떠날 생각이었던 미켈레는 아무런 긴장감 없이 그를 맞았고, 둘은 패션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통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비자니는 구찌의 유산을 잘 알면서도 단순한 제품이 아닌 감정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줄 디자이너를 찾고 있었다. 이미 추락하는 회사여서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디자인을 해도 된다는 말도 건넸다.

그렇게 미켈레는 구찌의 2015 가을/겨울 컬렉션을 이끌었다. 바로크 스타일(16~17세기 유럽 미술양식)과 현대미술에서 영감을 얻어 성 구분을 완전히 파괴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패션잡지 보그는 "아무도 예상 못한 작품이 나왔다. 놀랍다"고 호평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구찌는 20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구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4.6% 증가한 62억유로(약 8조2300억원). 이는 2000년대 들어 처음 누려보는 최고 성장세다. 2016년 전년대비 매출이 21%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의 2배를 뛰어넘었는데, 다시 한 번 기록을 갈아치운 것. 구찌는 이제 모기업인 케어링그룹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구찌가 살아나면서 케어링그룹 주가도 지난 1년간 3.7배가량 올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154억7800만유로(약 20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56.3% 증가한 29억4800만유로(약 3조91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억8600만유로(약 2조3700억원)로 119.5%나 늘었다.

루이비통을 보유한 명품 라이벌 LVMH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2015~2016년만 해도 주당 10유로 안팍의 주가 차이를 두고 티격태격했지만, 지난 22일 기준 케어링그룹 주가는 394.1유로, LVMH는 245.05유로로 케어링이 60%나 앞서며 왕좌에 앉은 모습이다.

비자니 CEO가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설치한 '그림자 위원회'의 역할도 컸다. 그림자 위원회의 조언으로 구찌는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구찌 매출의 57%는 이들에게서 발생한다.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희소성이 명품의 가치를 정한다고 생각하는 기존 명품 브랜드들의 틀을 깨고 구찌는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희소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꺼내 든 것이 온라인 독점 카드. 자사 온라인몰 및 공급 계약을 맺은 대형 온라인패션몰과 서로 겹치지 않는 다른 콘셉트의 독점 상품을 선보인 것.

이밖에 지난해 9월에는 여행 앱 '구찌 플레이스'를 선보였다. 구찌가 영감을 받은 전 세계 곳곳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 앱을 깐 이들은 인근에서 알람을 받게 되고 앱을 통해 화보 촬영 뒷얘기, 해당 장소와 관련한 구찌 역사를 볼 수 있다.

마치 '포켓몬 고'처럼 배지를 모으고 현장에서 판매하는 한정판 컬렉션을 구입할 수 있는 등 특별한 여행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구찌 온라인 매출은 1년 사이 85% 넘게 증가했다.

이같은 호조세는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케어링그룹 회장이자 CEO인 프랑소와 앙리 피노는 "올 1월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며 "올해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강세로 유럽 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BNP파리바 등 금융권 역시 올해 구찌를 비롯한 케어링그룹의 매출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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